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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展

한국화가 정준교가 그린 이 그림은 얼핏 보아 자연, 나무를 대상으로 했다. 그러니 그 대상은 재현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대상을 매개로 해서 자신의 주관적인 심리, 느낌, 그리고 이의 조형화라는 방법론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자신의 기법 혹은 방법론의 연출을 효과적으로 가시화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자연과 나무가 들어온 것이다. 여전히 자연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나무라는 상징적인 기호를 차용하고 있는 점이 이 작가가 기대고 있는 한국화 전통의 뿌리를 감지하게 한다.


캔버스의 천 혹은 장지의 표면에 다양한 색상의 아크릴릭과 분채, 석분 등을 이용해 여러 번 덧칠하거나 질감 효과를 내면서 배경 처리를 한 후 검은색으로 덮어 나갔다. 그리고 스프레이를 뿌려 그 압력으로 날아간 분채가 바닥을 드러내 보이면서 선을 만들어 나갔다. 모필의 필력이나 선의 호흡 등에서 벗어나 이루어진 이 선은 바탕이 드러난 자취와 흔적에 다름 아니다. 그거싱 선을 만들고 나무의 가지나 줄기를 연상시켜준 것이다.


- 정준교 개인전 서문 중에서(경기대학교 교수 박영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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